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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 위에서의 생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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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걍뭐 작성일18-11-09 09:42 조회1,874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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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 위에서의 생각
 
집이 없는 자는
집을 그리워하고
 
집이 있는 자는
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.
 
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
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.
 
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
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.
 
어떤 자는 울면서
웃을 날을 그리워하고
 
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
울음을 두려워한다.
 
“나 길 위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”
 
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
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!
 
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
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.
 
자유가 없는 자는
자유를 그리워하고
어떤 나그네는
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...
 
- 류시화 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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